그날 이후.

 작업노트

그날 이후 라는 제목의 글쓴이의 꼴라쥬작업 사진입니다



이 작업은 사진이 평면에만  머물 수 없다는 감각에서 시작되었다.

이미지는 너무 쉽게 완결되고, 너무 빨리 소비된다.

나는 사진이 완성된 형태로 존재하기보다는, 오히려 흔들리고 남겨진 상태로 머물기를 바랐다.

그래서 사진을 모으고, 겹치고, 찢었다.

정리하지 않았고, 가장자리를 맞추지도 않았다.

각 이미지가 하나의 장면으로 기능하기보다는, 서로 다른 시간의 파편처럼 남아 있기를 원했다.

이 작업에서 사진은 대상을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무엇이 사라졌는지를 암시한다.

사진들을 묶는 행위는 결합이라기보다 유예에 가깝다.

끈은 이미지를 하나로 통합하지 않는다.

오히려 서로 완전히 합쳐질 수 없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묶여 있지만 단절된 상태, 또는 붙잡고 싶으나 잡을 수없는 것에 대한 아련함이 있다.

나는 이 작업을 통해 사진을 ‘보여주는 이미지’가 아니라 손으로 다루어진 흔적으로 남기고자 했다.

이미지는 창이 아니라 표면이 되고, 기록이 아니라 물질이 된다.

찢어진 부분과 겹쳐진 면, 눌린 자국들은 모두 의도된 불완전함이다.

이 작업은 완성되었다고 말하기 어렵다.

다만 더 이상 손대고 싶지 않은 상태에 도달했을 뿐이다.

이미지를 봉합하지 않고 멈추는 것,

그 선택 자체가 이 작업의 결론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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